아이와 뭔가 다른 이유?

작은 거인들의 세상

이정훈 | achimvit70@naver.com | 입력 2016-05-09 11: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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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뭔가 다른 이유?

부제 : 작은 거인들의 세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듀서101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가 다시금 느끼는 것이 있으니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눈

에 띄는 몇몇 친구들을 보면 다른 이들보다 연습하고 흘린 땀은 언젠간 빛을 발한다는 것, 성숙한 면모들이 보인다는

, 그리고 아직은 어린 눈일지라도 그 안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 이 친구들에서 조금 더 나아가 희로애락의 연기를 다루는 아이들의 세계는 어떠한가.

다양한 캐릭터로 그 감정선을 건드리며 어린 나이에도 대본의 상황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꾸준

히 연기를 이어온 친구들은 깊이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테면 우리가 잘 아는 김소현, 김유정, 여진구, 김새롬 등

의 아역배우 말이다. 그들은 산뜻한 아침 땀내며 조깅하듯 파릇파릇하게 달리고 있다. 단지 어림의 파릇파릇이 아니라

깊게 잘 익고 있는 파릇파릇의 아우라를 뿜고 말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그들의 눈을 보았는가.

 

달라지는 작은 거인들의 세상

그냥 배우가 아닌 아역배우’. 우리는 이 아역배우란 말에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역들은 단지 성인배우의 아역으로 잠깐 나타났다가 어느새 일반인의 삶으로 돌아간 경우가 많았으니 말이다. 아역을 거쳐 성인이 되어서도 인기를 유지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 또 아역의 강한 인상으로 우리들의 잠재기억 속에 남아준 아역배우들의 이미지 변천이 쉽지 않음도 이유겠다. 그래서 그들은 관심과 인기를 받은 후에 어느새 소리 없이 사라져버린다아역에서 끝날 것이냐 성인배우까지 치고 쳐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런데 이제 그런 아역들이 세상이 넓어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전문화된 교육으로 직영 트레이닝 센터를 도입한 아역 전문 에이전시들이 방송, 영화계에 계속적으로 문을 두드렸고 그만큼 연기가 잡힌 아역의 비중이 점점 커졌다힐링과 가족애를 갈급해 하고 더 다양한 이야기가 꾸려지는 것이 가능한 시대인 것도 한몫을 하겠다. 또한 전환기를 잘 거쳐 누구의 아역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배우로 거듭난 친구들이 그 어린 땀으로 닦아놓은 길이 있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어릴 땐 어린 나이에 비해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줘도 어정쩡한 나이엔 설 자리가 애매해져 잠시의 공백기를 가진 아역들이 겨울잠을 잘 거치고 돌아오고 있다. 겨울 잠을 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들은 땅 안에서 발버둥을 치며 흙에 쓸리고 쓸리는 성장기의 고통을 견디고 있었고, 땅 속에 있을지라도 흘러가는 세상에 리듬을 잃지 않고 제 나이의 본분을 지키며 연기를 놓지 않았다어린 나이에 재미있는 놀이로 시작한 연기가 내공이 되고, 촬영을 통해 얻는 경험이 보람과 즐거움이 원동력이 되어 전환기를 잘 거칠 수 있었을 것이다. 잘은 몰라도 그런 경험에서 나온 책임이라는 그 무언가도 자리잡았을 것이리라.

 

연기, 그 인식의 변화

아역배우 전문 에이전시인 클에이전시의 김완주본부장은 요즘은 아역배우를 하고자 하는 부모님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아역배우만을 꿈꾸고 연기트레이닝으로 밀었다면, 이제는 되면 좋은 거고 그렇지 않더라도 배움과 경험을 통해 아이의 자신감, 사회성, 리더십, 표현력과 소통능력 등을 위해 트레이닝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연기를 통해 상황대처능력도 키워간다. “라고 말한다.  실제로 트레이닝을 통해 달라진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낯선 사람 앞에서 뒤로 숨고 인사조차 못하던 아이들이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말을 붙인다니 이 정도면 트레이닝을 원할 만 하다.

 

솔직히 예뻐서 보낸 거 아니구요.(웃음) 뭘 바래서 보낸 것도 아니에요. 이전엔 웅변학원이 있어 많이 보냈었잖아요. 아이가 학교 들어가서 발표도 잘하고, 어디가서 자신감 있게 행동 할 수 있도록이요. 다름 없다고 생각해요.” 여섯 살 딸을 연기트레이닝 시키는 어머니의 인터뷰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핫한 안녕, 낯선사람이라는 합정의 작고 아담한 커피집 이름이 떠오른다. 그래도 낯선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할 수 있는 정도의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것.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조금 더 이기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우리아이들에게도 그런 여유를 갖고 기죽지 말고 이끌고 표현하고 살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닐까.

 

얼굴 말고 연기, 연기 아닌 인생

클에이전시 김완주 본부장은 아역의 비중이 커지다 보니 요즘은 길거리 캐스팅이나 어릴 때부터 끼가 있어 갑자기 아역배우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디렉터들이 체계적으로 교육 받은 아이들을 에이전시에 의뢰한다. 물론 연기가 미흡해도 좋으니 캐릭터만 맞으면 가는 경우도 있지만, 캐릭터가 있더라도 카메라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을 필요로 한다.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의 연출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존재를 표현 할 수 있는, 지금은 개성시대. ” 라고 말한다.


또 인터뷰에서 한 영화사 감독은 오디션을 볼 때 중견배우 급아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기트레이닝을 제대로 받고 탄탄하게 실력을 갖춰 오디션이란 오디션엔 수도 없이 나가 결국 출연까지 한 경력을 마치 저금통장처럼 차곡차곡 찍어 모아 온 친구들이 이전에 비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가끔 아이들이 오디션을 볼 때 성인만큼 잡혀있는 자세와 시선처리에 놀라곤 한다. 이런 친구들이 많이 나와줄수록 흐뭇하기만 하다. 캐스팅 할 역과 캐릭터가 맞지 않아도 이 보물(아이)을 극중 어딘가에 만들어 꼭 넣고 싶다. 뭔가 시너지 캐릭터가 될 것 같다.’ 하며 우겨 넣을 궁리도 하게 된다. 배역 추가에 사치를 부리게 되다니(웃음). 오랜 연습과 경험 그리고 연륜은(웃음) 역시 묻어난다. 그런 친구들이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볼 때 연기를 얼마나 배웠냐라고 꼭 물어보게 되더라. “ 라고 말한다.

 

나같이 무섭게 생긴 남자들만 심사위원으로 주륵 앉아 오디션을 볼 때도 있는데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아이들은 울고 보더라. 많이 경험한 아이들은 갑자기 여러 질문을 해도 당황하지 않고 대화를 한다. 그만큼 대처 능력이 뛰어나단 거다. 준비한 연기를 할 땐 자기만의 세상을 펼치듯 눈을 지긋이 감고 감정을 잡고 시작한다. 오디션이 아닌 생생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라고 말한다.

 

실제로 김민정의 어느 한 인터뷰가 생각난다. 그 작은 꼬마였던 그녀는 세트장에 먼저 가서 감정을 잡고 있을 정도였다고.종종 촬영장을 볼 때 마음을 다스리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아역배우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엄마들은 단지, 외모로 사진만 잘 찍히는 아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영양가 있는 연기수업을 더 선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연기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하나의 인생수업. 나를 만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 보는 경험.인생수업을 밟고 나아가는 아이들의 성장모습이, 어떠한 보석들로 나올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그들의 눈을 기대하자. 또래와는 뭔가 다른 깊어지는 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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